8월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했다. 일본은 수출 규제와 관련해 한국과 대화의 문을 닫고, 강경 태세에 들어갔다. 그러자 한국 정부가 대응책에 나섰다. 대화의 문은 열어놓지만, 더 이상 일본에 당하지 않고, 강력하게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광복 제74주년 기념식’에 참석해서 일본이 과거 무력으로 식민지배했던 것과 현지 경제보복을 통해 의도하는 바의 본질이 같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무력’과 ‘경제’ 수단만 달라졌을 뿐, 일본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빌미로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했다며, 대법원 판결 철회를 위해 한국을 경제적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함께 잘사는 나라,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라”라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는 외세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 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우리가 분단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고도의 분업체계를 통해 공동번영을 이뤘다”며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했다.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 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 마련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자신들의 역사를 감추고자 경제보복을 실현하자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일본의 의지대로 따라가기보다는 당장의 피해는 보더라도 비굴한 역사는 더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우선 각 기업들의 피해 방지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8월 5일, 소재·부품·장비 강국도약을 통한 제조업 르네상스 실현을 위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 100대 품목 조기 공급안정성을 확보하고 ? 수요-공급기업 및 수요기업 간 건강한 협력 모델 구축 ? 강력한 추진체제를 통한 전방위적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에도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외형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범용 제품 위주의 추격형 전략과 압축 성장으로, 핵심 전략품목의 만성적 대외의존 지속, 글로벌 경합도 증가, 부가가치 정체 등에서 한계를 보여왔다.


이번 대책은 소재·부품·장비산업에 예산과 금융, 세제, 입지, 규제특례 등 국가자원과 역량을 집중한다는데서 주목된다. 이번 대책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20대 품목을 1년 안에, 80대 품목 5년 내 공급 안정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범정부 경쟁력위원회를 설치하고 소재부품특별법상시법으로 전환해 강력한 규제특례 근거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핵심 기술 조기 확보를 위해 추경자금 투입으로 시급한 기술을 조기 확보한다는 계획이다(추경 총 2,732억 원). 조기 기술 확보가 필요한 품목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소재,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 20개+α품목에 집중 지원(추경 957억 원)된다.


이번 집중 지원 품목의 지원방식은 2주내에 즉시 지원(기존 최대 7개월)된다. 또한, 신뢰성 확보를 위한 평가 기간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된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80대 품목 공급안정화를 5년 내 달성할 수 있도록 대규모 R&D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빠른 기술 축적을 위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R&D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전략품목 이외 품목도 수입대체, 국내대체, 재고확충 등을 병행 추진해 조기 공급안정성 확보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또한, 핵심 기술 확보 적기 추진을 위해 예타 진행 중인 사업 중 핵심 과제는 예타 면제로 신속 추진하며 소재·부품·장비 개발은 장기간에 걸친 대형 연구가 필요하므로, 소재·부품·장비 R&D에 예산을 증액해 집중 투자된다. 특히 기술 개발과 상용화 연계를 위해 과기정통부에서 산업부로 이어달리기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등록